어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한달 전에 뵙고 이제 창을 엽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몸이 많이 아팠고 불편한 생활을 했습니다

다행이 요즘은 거의 나았고 심한 기침에 머리가 많이 아프더니 조금 좋아졌습니다

당뇨가 심하다보니까 먹는 음식도 다양하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면역이 떨어져서 자주 아픈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겨울 날씨를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군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자주 움추러듭니다

모든 생명들이 날이 갈수록 더욱 건강해지는 약은 없을까 그런 망상도 해 봅니다

볼리비아는 이제 조금씩 안정이 되어 가는 것 같고 환율이 높아서 힘이 들지만 그래도 코로나 때 보다는 조금 나아져서 빚도 조금씩 갚고 있습니다

정말 나를 믿고 도움을 주신 고마운 지인들에게 상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기쁜 일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갚아 나가겠습니다

어떤 분은 저를 보고 약속한 날짜보다 지불이 늦어지니 사깃꾼이 아닌가 하고 더러 곁에 분들에게 말을 하는 모양인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무척 다급해지고 기도하는 마음이 갈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지만 같은 사람인데도 모두가 틀리니 가는 길을 물어서 가야 합니다

미련하지만 저는 이렇게 온 길이니 앞으로도 이렇게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랑 돈으로 다투는 일이 저는 너무 피곤하고 정말 싫어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양보하고 물러서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어머니

며칠 전에 보배에게서 사진이 왔습니다

부기가 많이 빠지고 살도 많이 빠졌더군요

아기랑 같이 누워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나 봅니다

열심히 해서 아빠를 기쁘게 해 준다고 큰 소리를 합니다

무척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리고 바울이는 사업이 잘 안 되는지 힘들다고 합니다

제가 여유가 있을때에는 아들들에게큰 의지가 되었는데 요즘은 제가 돌아볼 처지가 못 되니 마음이 더욱 우울해 집니다

다행이 다비는 건전하고 지원이가 잘 보필하여서 큰 어려움은 없는 듯 합니다

성난이는 노인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살던 아파트는 월세가 2,300불이었는데 노인 아파트는 650불이라고 너무 좋아 합니다

주위 친구들이나 교인들도 부러워 한다고 합니다

한달에 천 칠백 불을 절약할 수 있으니 미국서는 대단한 큰 돈입니다

물론 한국도 2백만 원이면 큰 돈이지요

신청하고 십 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서울 다녀와서 누님을 만났습니다

무릎을 다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지내나 너무 궁금하여 다녀왔습니다

고생을 많이 했는지 얼굴이 많이 수척했더군요

가락시장에 들러서 이명수를 큰 것으로 세마리를 사서 누님께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더군요

한 마리를 귀연이랑 나누어 먹어야겠다 하시면서 무엇을 보면 동생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누님입니다

그 마음 씀이 너무 고마워서 다음에 들릴 때는 귀연이 몫도 꼭 챙겨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성난이에게도 미주구리를 좀 갖다주어라고 하더군요

귀한 것이니 나누어 먹어야지요

힘들어도 경난이 상난이 고향 음식은 꼭 제가 갖고가서 부쳐주고 나누어 주고 합니다

그게 사람 사는 인지상정이지요

제가 조금 힘들어도 동생들이 행복해 하면 저는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어머니

요즘 날씨는 동짓달 날씨입니다

손돌이 추위가 지나면 대동강 물도 언다고 하더니 서울의 날씨도 영하였습니다

다음 달이면 소한이 올 텐데 소한이면 한강물도 얼겠지요

어머니께서도 추위에 감기 조심하십시오

간난아기의 살냄새는 생명의 신비감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어머니께서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아 하셨을까요

어머니 감기 조심하셔요

소자 이달 말 들리겠습니다

한 해가 다가기 전에 어머니 산소에 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