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찬 겨울 영하의 날씨에 어이 지내시는지요?

늘 어머님의 영혼을 위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걱정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바울이가 사는 동네에 산불이 심하게 나서 가옥이 500 채나 불타고 사람이 20명이나사망했다고 합니다  

다행이 바울이네 집까지는 안 오고 불길을 잡았다고 하는데 내일 강풍이 다시 불어서 불길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기도해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장손자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불이 나면 보험이 조금 나와서 바울네가 고생을 심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하면서 전화 연락을 자주 합니다

인간 세상에 걱정 근심 없는 날이 얼마나 되는지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시간은 찰라에 불과한 것 같군요

그 와중에 시우가 펜싱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땄다고 합니다

마음에 조금은 위로가 되는군요

어머니

저는 지난주 수요일 안암병원에서 부정맥 MRI, CT,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고 목요일 세시간에 걸쳐서 심장 시술을 받았습니다

관상동맥에 혈전이 쌓이고 막혀서 위험단계였구요 이제 숨쉬기가 조금 좋아졌습니다

식도가 붓고 심장에 무리가 와서 지금은 죽만 먹고 쉬고 있습니다

목요일 밤 마취에 취해 잠을 자는데 꿈에 어머니께서 옥색 저고리에 하얀 치마를 입으시고 파마를 곱게 하시고 제게 오셨습니다

역에 마중을 나가는데 벌써 누님집에 도착해서 귀연이랑 불고기전골을 드시고 있더군요

제가 어머니 하고 부르며 안기는데 웃으시면서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강진이에게 어머니 오셨다고 전화하고 누님댁으로 오너라 했습니다

다섯이 같이 식사를 하고 제가 어머니 모시고 강진이랑 집에 오는데 깼답니다

너무 기쁘고 너무 좋아서 엄마,엄마,부르다가 꿈이구나 하고 일어나서 무척 울었습니다

어머니 타계하시고 우금 15년 

내 꿈에 처음으로 나타나셔서 대면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일하시거나 누구랑 대화하시는 모습을 멀리서 보는 그런 꿈을 꾼적은 있었지요

시술이 잘 되었다고 이제 너무 걱정말라고 하시는 의미에서 어머니께서 저를 위로해 주실려고 꿈에나타나신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든든했습니다 

슬프고 아픈 일도 많지만 이렇게 돌아가시고도 기쁜 일이 있네 혼자 생각했습니다

 

토요일 퇴원을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약을 한 덩어리 주더군요

간호사님께서 위장을 보호해야합니다고 하며 술을 드시면 안되요 하더군요

일어나도 어지럽고 누워있어도 어지러운데 술을 마시면 골로가겠지 생각하며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주 서울가서 다시 MRI하고 초음파검사를 해야합니다

관리를 잘못하면 큰일이 난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열심히 기도하며 회복되기를 간구합니다

다비가 어제 전화가 왔더군요

시술한다는 소식을 아이들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걱정할까봐 그랬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음 달 아빠에게 오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빠가 다음달 간다고 오지말라고 했습니다

많이 놀랐나 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깊은 은혜가 이렇게 늘 제 몸과 영혼을 감싸고 돕니다

어머니

이제 크게 걱정 하지마세요

남미도 조금씩 안정이 되어 가구요 아르헨티나도 흑자로 돌아서서 달라 인플레가 잡혔다고 합니다

볼리비아도 아르헨티나의 재정정책을 따라하면 곧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상해 아우님 빚도 갚고 사채 빚도 갚고 누님께 빌린 돈도 돌려주고 

사업을 조금씩 증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올해만 잘 견디면 내년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남은 시간 늘 기도하며 하나님께 인정 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머니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고왔던 시절은 물 같이 흘러가고 

바다를 바라보던 마음에 물을 담고 한 걸음 한 걸음 남은 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떠난 사람들의 이름은 지워지고 설니홍조의 옛 추억만 흔적 없이 흰 눈속에 사멸의 은어를 나열합니다  

인연이 바닥에 흩어지면 줍고도 쉽지만 제 마음이 더욱 외로워질까봐 허공을 바라 보기만 합니다

다다음 주가 설날입니다 설날이 오면 어머니께 가야겠지요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그 시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늘 저와 함께 하실 수 없어서 어머니를 제게 보내주시고 그 사랑을 충만케 하셨습니다

어머니...

언제나 행복하시고 하나님의 깊은 사랑 속에서 편히 계십시오

저는 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천하를 얻는다 해도 저는 어머니를 바꾸지 않겠습니다

그 것이 불효를 회개하는 저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