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제가 설날이었습니다

눈이 전국을 덮고 바람이 얼마나 찬지 지리산 전체가 눈에 덮혀서 오고가는 길이 모두 막혔습니다

저는 제례를 일찍 지내고 강진이랑 어머니 산소에 갔었지요

무사히 설을 보내고 전국이 얼음과 백설로 덮혀서 오늘은 집에서 쉬었습니다

머리가 요즘 자주 아픕니다

복용하는 약이 독해서 그런지 자주 어지럽네요

밥을 조금만 먹어도 졸립고 기운이 없어 몸이 착 가라앉고 생기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력이 약시인지 부옇게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안과에 가서 백내장 검사를 한 번 해 보아야겠습니다

제가 죄를 많이 짓고 특히 어머니께 불효하여 몸이 강건치 못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벌을 더 내려주셔도 저는 그냥 감사하게 받아야 합니다

불효에 대한 죄의식을 그렇게 해서라도 조금은 반감되어야지 제가 숨 쉴 것 같습니다

뿌옇게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불편한 게 하나 둘이 아니군요

티비 숫자도 내가 치는 글의 글자 크기도 잘 보이지 않아서 어림으로 치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자 한 자 아직은 칠 수 있는 것이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설날은 떡국을 끓여서 아버지 어머니께 드렸습니다

맛나게 드셨는지요?

계란을 얇게 채썰어서 얹고 아롱사태를 삶은 육수에 고기를 가늘게 썰어서 고명으로 얹고 떡국은 참기름에 살짝 코팅하여 끓였더니 먹을 만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보배에게 보냈더니 보배도 아빠 너무 이뻐요 합니다

할머니 은혜를 잊으면 안된다 할머니를 위해서 꼭 기도하여라하고 글을 보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보배가 첫사랑이라고 너무 어여쁘하셨습니다

그러니 보배가 할머니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당연지사인 것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배은망덕한 짓을 하면 하나님이 무척 싫어하십니다

하나님께 축복을 받지 못하지요

사람은 사람이 지켜나가야 할 도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사람이 살아가는 이치와 도리와 은혜와 사랑을 너무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그랬기에 저는 누구랑 돈으로 다투어 본 적도 없고 늘 양보하며 살아왔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에는 직원들에게 전부 집 지을 땅을 사 주었고 집을 잃어저린 사람은 저의 별채 집에서 그냥 살도록 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거래처 직원들에게도 커피랑 화장품을 사서 골고루 나누어 주고 열명이 넘는 거래처 직원들에게 맛나는 스페인 음식을 직접헤서 그들을 대접했습니다

바이어인 제가 대접을 받아야함에도 저는 그렇게 누구랑 다투며 살지 않았습니다

이런 품성이 모두 어머니께서 제게 물려주신 착한 품성의 기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기본이 무너지면 상식이 무너지고 상식이 없는 사회는 공정과 정의가 무너진 사회가 되기에 저는 제가 가꾸는 제 가정에서부터 기본을 늘 강조하며 아이들을 훈육했습니다

인의예지의 기본은 삶의 근간이며 한 사람의 전인격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어머니

산소에서 내려오는데 누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설날이고 어머니 산소에 갈 것이라고 말했더니 너무 추운데 어이 가겠느냐고 염려하더니 걱정이 되었는지 전화가 왔었습니다

어머니 제례상을 사진을 찍어서 보냈더니 음식을 많이도 했구나 몸도  성치 않는데 이렇게 하디니 너무 놀랐나 보더군요

홍어도 작지만 한 마리 쪄서 상에 올렸습니다

광어와 대구전은 기본으로 했구요 표고버섯전은 제가 눌러기면서 굽었더니 맛나게 되었습니다

가까이 사시면 누님께 한 접시 보내드리고 싶은데 무척 애석하였습니다

누나도 어머니께 얼마나 가고 싶었겠어요?

경난이는 오빠 시술하고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음식을 미렇게 많이 하셨군요 건강 조심하세요 하고 글이 왔습니다

내 동생 경난이는 아틀란타 한인교화 권사님인데 기도도 너무 잘 합니다

믿음도 너무 좋구요

하나님께서 무척 사랑하시는 귀한 제 동생입니다

조카 영아가 지난 해에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축하한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살아계셨다면 영아 아기도 보고 보배 둘째 아기도 보고 너무 행복해 하셨을 겁니다

살다보면 아쉽고 그리운 것이 하나 둘이 아니지요

저는 가슴 속에 늘 그리운 별 하나 지니며 살고 있습니다

시에 대한 미련도 깊고 사람에 대한 애환도 깊습니다

모두가 악을 행한다 할지라도 저만큼은 세상을 비추는 별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빛나는 별도 사랑이 없다면 자기자신만 비출 뿐이겠지요

어머니

세상이 많이 시끄럽고 격변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대통령이 오늘 감옥에 가 있습니다

사람이 무너지면 그 것으로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그렇지만 저는 세상사의 흐름에 벗어나 저만의 시간을 생각합니다

저의 시간도 이제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를 위해서 글을 쓰고 잠들 때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하고 일어날 때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할 때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하고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하루를 맞이하고 저는 이런 일상이 좋습니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이 아무리 소중해도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과 은혜를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시를 쓰는 일을 게을리했더니 언어가 낯설어지고 데면데면해 졌습니다

추운 겨울 

동빙한설이라고 하지요

정말 이번 설에는 눈이 너무 많이 왔습니다

비행기가 불시착하여 180명 정도 사람이 불에 타 죽고 유가족들은 죄없는 불행을 겪어야 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은 얼마나 애통했을까요?

그런데 오늘 80 노모를 설날 주먹으로 때려 죽인 60대 아들이 경찰에 잡혔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런 짓을 했을까요?

구장로는 3억이 넘는 계돈을 떼먹고 달아났다가 5년도 넘기지 못하고 혈액암에 걸려서 황천을 갔습니다

공이사는 1억 5천만 원을 8년 동안 한 푼도 주지 않고 기다려달라고만 합니다 

한사장이란 친구는 제 돈 일억을 떼먹고 잠수했습니다 

우울하지만 마음을 잘 다스리면 영정치원의 이치를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숨어서 살면서 부자가 되기를 갈구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축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서진이란 부동산 업자는 평택 땅 80평을 제게 주고 이억을 먹고 단통했습니다

어쩌다 글을 띄우면 어디에 땅이 더 좋은 것이 있다고 나를 유혹합니다

밭 80평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공장만 들어서면 10억도 더 나간다고 지금도 소리 지르고 있겠지요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런 아픔을 포기하고 나니 사람이 바로 보이고 어머니를 간구하는 제 마음이 더욱 맑아집니다

좋은 친구는 구름과 같다고 합니다

구속과 얽어맴이 없는 화평과 자유스러움의 기대와 기쁨이겠지요

어디에 있든지 생각하면 즐거움이 생기고 마음에 믿음이 솟아나는 친구

어머니 그런 친구 한 사람 저는 필요합니다

멀리 있어도 늘 함께 있는 느낌 천리여면이란 이런 경우겠지요

어머니

세상의 상처가 많이야지 의젓해지고 늘 푸른 송죽이 의로워 보이나 봅니다

부족한 저는 어머니께서 저를 낳으시고 평생 행복해하셨다니 위안이 됩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을까요?

어머니 떠나시고 16년

이제 그 사랑의 깊이를 알 것 같습니다

멀지않아 제게도 봄이 다시 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병들고 가련한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눈 속에 피는 설중매

한 송이 설중매를 가슴에 심으며 불효자 진이 어머니께 하직 인사를 드립니다.

어머니

북풍냉설에 감기 조심하시고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오늘도 저는 어머니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