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금요일이면 에나하임의 한의원에 가서 부정맥 침을 맞는 날입니다

로보트 한 원장님이 젊은 시절 부정맥으로 고생을 하셨는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의과대학에 등록하여 한의사 자격증을 딴 뒤에 부정맥 전문 침술사가 되어서 많은 분들에게 부정맥 치료를 해주었고 본인도 완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이종길 목사님의 소개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과는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합니다

동창회에 가서 부정맥 전문의라는 소식을 듣고 저에게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오늘 저의 맥을 짚어보더니 지난주에는 맥이 불규칙하여 걱정됩니다고 했는데 오늘은 너무 맥이 좋아졌다고 기쁜 얼굴로 저를 대하더군요

저도 너무 기쁘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침의 효과를 이제 보는군요 했습니다

사실 어제부터 숨쉬기가 조금 편해지고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 편해지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이번에 한국가면 안암병원 부정맥치료센타에 가서 시술을 할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맥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니까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서 점심엔 냉면을 해서 먹었습니다

한달 전에 성난이가 물김치를 해서 보내주었습니다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오늘 마개를 열고 냄새를 맡으니까 아주 맛나는 냄새가 났습니다

해서 물김치 냉면을 해서 고명으로 계란 반 개와 김가루를 뿌리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냉면은 당이 높아서 먹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냉면도 소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일시적이 아니고 운동과 기름지지 않는 음식으로 내장지방을 줄이게 되면 심장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저녁은 차 한 잔과 땅콩 몇 개 어떨 땐 우유 반 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심장내과에 가서 혈압을 쟀는데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게다가 나쁜 콜레스토롤 지수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고지혈도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심장이 작동을 하는데 부담이 덜하여 부정맥이 호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친구 안 관호가 부정맥으로 점심을 먹고 침대에서 쉬었다가 깨지 못하고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정맥이 정말 무서운 병이구나 그 중압감에 스트래스가 너무 심하였지요

강진이도 롯데 다닐 때에 신체검사를 했는데 부정맥이 있다고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그 이듬해 다시 신체검사를 했는데 "부정맥이 없어졌네요" 하더란 말을 듣고

"형님 열심히 일하거나 운동하며 잊어버리고 열심히 살면 자연스럽게 치료도 되나 봅니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제게 위로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뇨도 무섭지만 부정맥은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라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어머니

날씨가 많이 추운데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지상에 모든 사물들이 얼고 눈에 젖어 백색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천백 지백 천지백이라고 강원도는 온통 설경이 펼쳐지고 은백의 세계가 한 폭 동양화를 그린듯 제 마음도 순수해 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교회는 70이 넘은 권사님들 15명과 60대 사모님과 지휘자 반주자 부 목사님 그렇게 20명으로 목사님이 힘들게 교회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옛날 우리교회 다니던 문 명기씨 둘째 딸이 올 크리스마스 때에 교회재정에 쓰라고 2만불을 헌굼했다고 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 저는 눈물이 날뻔 했습니다

문 사장님이 어려울 때 그 부인을 저희 회사 경리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따님이 학교에 다닐 때에도 많이 어려워서 제가 도와준 적이 있었습니다

큰 딸은 아직 볼리비아에 있지만 둘째는 엘에이 다운타운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나 봅니다

옷가게도 많이 힘들 텐데 그리 큰돈을 헌금했다고 하니 나중 문 사장과 통화할 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지금은 식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들 석봉은 신장이식수술을 하고 잘 지내는지 지금은 한국에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 믿음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이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늘 기도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향하여 기도할 때 가장 제 마음이 순수해지는 것을 느낌니다

설령 그 기도가 지상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 그 모습이 미워 내게 돌을 던진다 하더라도 

그리하여 내 머리가 터져 피를 흘리고 땅에 엎어져서 일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내 죄를 회개하며 손을 뻗어 어머니의 손을 잡을 것입니다

어머니

돌아보니 인생이 무척 짧습니다

제가 이땅에 머무는 동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죽고 그 의를 실천하며 어머니의 사랑과 예수님의 사랑을 가슴에 지니며 헐벗은 이웃을 돌보며 아픈 형제의 이웃이 되고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나를 밟고 하나님의 나라에 기꺼이 갈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죽지 않고 병들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지요?

제 몸 속에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가 맺히는 은혜의 나무가 장성하여 번영하여

마침내 험한 세상의 목마른 분들에게 크리스찬의 향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내일 보배가 식구들을 데리고 온다고 합니다

한국서 갖고 온 장어가 있어서 장어초밥을 해줄려고 합니다

다비 내외도 오고 식사후에는 베버리 센타에 가서 세이코 매장에 들러서 칵테일 부루문이라는 신상을 구경 갈려고 합니다

지원이가 안내하겠다고 "아버님 저도 갈게요"합니다

제가 가장 가난했을 때 볼리비아에서 20불을 주고 헤리아에서 세이코를 하나 샀습니다

얇고 가벼워서 골프칠 때는 늘 그 시계를 애용하였지요

작년인가 시계가 멈추었습니다

40년을 가까이 내 몸처럼 나를 이끌어준 시계입니다

그 추억이 너무 소중하여 지원이에게 말했더니 "아버님 제가 도와드릴게요"합니다

값이 너무 비싸면 사지는 못하지만 그냥 휴일이라 구경을 갈려고 합니다

피자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갖기를 원합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이제 더 늙어서 아이들과 시간을 갖기도 힘들겠지요

어머니 

하나님은 돈 많은 부자를 사랑하겠습니까?

가난하고 온유한 자를 사랑하겠습니까?

저는 이 물음을 늘 제 자신에게 합니다

게다가 젊은 시절 그런 유혹으로 다가온 많은 사람들을 모두 물리치고 지금 이렇게 무명베옷에 단표자로 시를 쓰는 시인이 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어찌 떡으로만 살겠습니까 

축록자 불견태산이란 말이 내 가슴에 화인처럼 남아 있습니다

저는 고기 반찬 보다는 나물비빔밥 특히 돌솥비빔밥에 콩나물국을 좋아합니다 

콩나물 국이 함께 놓여있으면 맑아서 내 마음에 청량감이 들어 너무 좋습니다

혹여 운이 좋으면 고등어 한 토막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선비의 길은 그런 길이겠지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