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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399)
어머니 오늘은 주일이고 2월의 마즈막 일요일입니다 특별히 좋은 일들은 없고 경기가 나빠지니 사람들 마음에 모든 우울의 그림자가 끼어서 세상의 그림자가 무겁습니다 게다가 볼리비아는 일주일만에 달라가 8에서 9로 올라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는 7대 1이었는데 30%가 올라서 지금은 9대 1이 되었습니다 모든 국민들의 자산이 30%가 증발해 버렸습니다 볼리비아는 모든 물자가 90%가 수입입니다 선풍기도 만들지 못합니다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국산 수입품이 국내 생산가격보다 싸니까 전기 전자 기업들이 만들지 않고 수입만 하는 경제구조입니다 어린이 자전거고 냉장고고 티비고 여자아이들 머리 빚 하나까지 전부가 수입입니다 그러니 달라가 치솟으면 모든 물가가 올라가 서민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국민들 스트레스가 높아져 정부를 성토하고 데모하고 길에 돌덩어리를 놓고 길을 막고 농부들이 소를 몰고 고속도로를 방해하던 한국의 농민시위와 비슷한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지금도 산타크루스에 들어오는 모든 길을 큰 차량과 돌덩어리로 막혀서 버스들이 오고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경찰은 시위대가 총을 갖고 있어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정치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달력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상 모두가 잘산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잘사는 것과 행복한 것은 엄연히 다르지요 제가 가장 행복했을 때에는 가장 가난할 때였습니다 그때는 반찬이 한두가지 뿐이었는데도 물에 말아서 밥을 먹었는데도 고추장과 총각김치 뿐이었는데도 정말 밥이 왜 그리 맛이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만식당육은 이런 경우를 알고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가장 진실했을 때 가장 순수했을 때 절절히 그리움으로 사랑했을 때 오롯이 내 모든 것을 비우고 바치고 허심으로 나를 채웠을 때 그 때가 가장 행복한 내 인생의 골든크로스였습니다 부유하면 편리할 수는 있지만 그 부유가 자칫하면 불행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형제끼리 내 몫이 적다고 동생이 형을 고발하고 자식을 낳은 부부가 더 돈을 받기 위해서 몇 천억이 부족하다고 더 내놓으라고 원수기 되어 고발하는 것을 보고 차라리 없었으면 저런 짓은 안했겠지... 혼자 뉴스를 보며 씁쓸해 합니다 보배는 어제 아빠가 곧 한국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한국가면 사용하라고 목도리를 하나 좋은 걸로 갖고왔네요 2년 전 다비 결혼식 때도 목도리를 좋고 이쁜 걸로 갖고 왔는데 이번에도 내가 추위를 많이 타니까 두툼한 걸로 색갈도 제가 좋아하는 카페 색으로 갖고 왔습니다 이번에 한국가면 추위에 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퍼다인에 정신물리치료학과 등록을 하라고 했습니다 등록금은 다른 곳보다 비싸지만 지원이도 지금 페퍼다인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3.000시간 인턴 후에는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받아서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지원이가 보배 롤모델입니다 모르는 길을 잘 가르쳐주고 잘 인도해 주고 지원이가 우리 집 수호천사입니다 보변 볼수록 이쁘고 든든하고 모든 기쁨을 가져다 주는 참 겸손한 며느리입니다 뒤에서 묵묵히 좋은 일들을 많이 해주고 저는 지원이 좋아하는 음식을 열심히 해서 준비합니다 다비는 연락병입니다 음식 다 해놓고 전화하면 다비가 와서 갖고가지요 둘이 재미나게 사는 것을 보면 제가 기분이 아니 마음이 너무 행복합니다 어머니 오늘은 소동파가 지은 글귀가 생각나서 어머니께 들려드릴까 합니다 어머니 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鳥囚不忘飛 (새는 갇혀 있어도 날 것을 잊지 않고) 馬繫常念馳 (말은 매여 있어도 항상 달릴 것을 생각한다) 自然春來開花 (지연은 봄이 오면 저절로 꽃을 피우지만) 人生開花來春 (인생은 스스로 꽃을 피워야 봄이 오는 것이다) 게으른 사람은 늘 겨울에 갇혀 있고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은 늘 봄의 꽃이 영혼에 피어있습니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그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지요 늘 생각하고 연구하고 본분을 잊지 않는다면 창공을 훨훨 나는 비상의 세계가 쳘쳐질 것입니다 내게도 봄의 계절이 있었지요 어머니와 볼리비아서 함께 살던 때였습니다 그 때 왜 제가 어머니께 더 잘 해드리지 못하고 사업에 미쳐 어머니를 등한시하였는가 후회될 때가 많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후회가 막급입니다 어머니 용서해주십시오 어머니를 잃고 나서야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합니다 이제 3월이 오면 어머니 추도식이 다가옵니다 올 해 15회입니다 어머니 타계하신지 벌써 15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천류불식이라고 하더니 벌써 15년 어제 같았던 그날이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 세월을 훨씬 넘었습니다 저도 조금씩 어머니 계신 곳으로 갈 날도 짧아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늘 기도를 합니다 봄이 오면 내 몸에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린다는 것을 기도하며 세상의 평화와 아픈 이들의 강건과 외로운 형제들을 돌 볼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해 달라는 기도를 끊입없이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봄을 뿌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만져보고 행복해 할 수 있는 봄을... 어머니 다음 달이면 어머니를 뵐 수 있겠어요 어머니께서 얼마나 기쁠까요? 세상에 살아계실 때 평생을 다 바쳐 기르고 사랑해준 아들이 온다고 하니 지금 어머니께서 얼마나 기쁘실까요? 저도 마음이 봄빛에 물들어 매일 일어나면 달력을 봄니다 봄의 계절에 지상을 왔다가 봄의 계절에 저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머니의 고우신 미소 하나님께서는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심을 저는 압니다 내 영혼에 봄의 꽃나무를 심어주신 어머니 어머니는 언제나 저의 봄이자 봄의 향기입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다음 달이면 어머니와 함께 옛이야기 하며 듣고 봄의 동산에서 어머니를 영접할 것입니다 도다리 쑥국을 무척 좋아하셨지요 다음 달이면 온 산천에 쑥이 지상을 가득 메울 것입니다 저를 낳아주시고 오늘날까지 저와 함께 해주시고 늘 사랑으로 인도해 주신 어머님의 은혜 늘 가슴에 지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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