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요즘은 봄이 사방에서 나왔네 하며 꽃을 산천에 뿌립니다

그동안 별래무양하셨는지요?

봄이 오면 저는 봄꿈을 꾸곤 합니다

어머니와 멀리 나들이하는 꿈을 꾸고 나면 한결 기분이 맑아지고 행복해 졌습니다

며칠 전에는 봄비가 곱게도 내리더니 황사를 걷어내고 하늘은 청아한 모습 그대로 자기를 빚어놓은 듯 맑고 푸르러 하늘만 쳐다 보아도 삽상한 기분이 온 몸을 흔듭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서울에 가서 누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온다고 하니까 누님께서 막내도 부르고 김서방도 오래 나를 보지 못했다고 부부동반하여 미리 누님집에 와 있더군요

갖고 간 나물반찬 돌미나리 생취나물 고구마순 두릅 등을 나열하여 점심을 만나게 먹었습니다

누나와 귀연이는 나물을 보자 밥을 비벼서 고추장을 넣고 맛나게 들고 저는 갖고 간 쑥버무리 조금 먹고 대화를 했습니다

귀연이가 저를 보고 피부가 너무 좋아졌다고 지리산 물이 너무 좋은가보다 하고 감탄을 하더군요

귀연이에게는 소머리찰떡과 아주 고급진 비누를 주었습니다

주현이와 희현이에게 하나씩 주라고 했습니다

희현이는 교사고시를 서울에 합격하여 신림동 어느 중학교에 근무한다고 하더군요

교장 선생님이 책임자를 맡아달라고 한다고 해서 제가 조금 놀랐습니다

이제 나이 27세 미혼인데 무척 능력이 있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구로구에 사는 안 영기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말기암을 7년째 견디고 많이 수척하여 다리가 나무토막 같았습니다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하였는데 잘 안되나 봅니다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며 어깨를 토닥여 주었습니다

금일봉을 주었더니 만류하더군요 약값에 보테게 하고는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부인에게도 별다른 선물을 하였습니다 어려울 때는 서로가 돕는 것이 인정이고 순리입니다

착한 안이사의 얼굴이 많이 수척하고 주름져서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요즘은 식사 때마다 안 영기님 건강을 위한 기도를 절절히 합니다

기도를 하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날까요 

제 마음이 많이 약해졌나 봅니다

어머니 다가오는 토요일은 강진이 생일입니다

저는 무엇을 맛나는 것을 해서 줄까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몸도 제법 일었습니다

교회 갈 때마다 신앙이 좋아지는지 다녀오면 노래도 하고 마음이 무척 행복한가 봅니다  

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새 가정을 이루어서 즐겁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기도 제목입니다

요즘은 식사도 아주 잘합니다

스테이크를 좋아하니 생일날은 스테이크를 해서 버섯요리와 메쉬드 포테토를 해서 대접을 할까 합니다

그럼 무척 좋아하겠지요 대접 받는 기분이 들도록 해줄까 합니다

어제는 산엘 갔습니다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내리는데 동그란 꽃잎이 분홍과 붉음을 곁들여 대지를 수놓고는 바람에 이리 저리 흔들리며 날아가는 모습이 마치 선녀가 옷자락을 쓸듯 날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사이사이에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가느린 진달래는 나를 기다리는 듯이 아주 외롭게 가냘피 서서 붉음을 가슴에 지니고 서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옆길에 목련 한 그루가 있습니다

오며 가며 목련을 봅니다

애련하면서도 순결하고 고상하면서도 고요한 목련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간절합니다

꽃을 보면 그리움이 내면에서 솟아나고 향기를 맡으면 추억이 다소곳이 다가와 촉촉이 가슴을 젖게 합니다

봄에 이 지상에 와서 봄에 이승을 하직하신 어머니의 발자취를 눈을 감고 걸으면 내 마음은 온전히 어머니 곁에 머물며 봄꿈에 젖어 하루를 오롯이 보내곤 합니다

어머니

무척 보고 싶습니다

세상 아디에 있어도 저는 늘 이 그리움 속에 묻혀서 지냅니다

어머니께 다가가고 싶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셔요

불효자 진 늘 죄인처럼 살며 고개를 숙입니다

지난 세월의 불효를 용서하십시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