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저는 잘 지내고 있고 봄꽃 구경도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단지 지난 주부터 식중독이었는지 장염이었는지 심한 복통이 일어나서 고생을 조금 하였습니다

잠 잘 때 이불을 잘 덥고 자지 않아서였는지 배가 차고 아파 정로환도 먹고 가스명수도 마시고 특별히 어머니께서 제가 배앓이를 할 때마다 녹두죽을 쑤어서 제게 해 준 기억이 있어서 녹두죽을 두 끼 먹었더니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배가 아프니 신경이 곤두서서 참는 것이 힘들고 운동도 못하고 늘 누워 있었습니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셨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오늘은 노동자의 날이라 잠정적 공휴일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노동절이라고 하여 공식적으로 공휴일이지만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한 등급을 낮추어 근로자의 날이라고 하여 관공서는 일하고 개인 사업체는 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몸도 많이 좋아지고 해서 산에나 갈까 하다가 곧 어머니날도 다가오고 노천명의 오월의 하늘도 오늘이 시작이라 어머니께 인사드릴려고 창을 열었습니다

사월이라는 계절보다는 오월이라는 계절이 제겐 조금은 희망적이거나 기대감이 펼쳐지는 계절이라 오늘 그 시작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볼리비아는 달라가 폭등하여 사업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예전의 1/5도 아니됩니다

그래서 물건 오다하기도 겁이 나고 재고 털기도 어렵고 기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안 영기님에게 전화안부를 했습니다

목소리가 이상하여 왜 그런가 물었더니 배에 복수가 차올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간암말기이니까 복수가 차오르는 모양입니다

병원에도 못 있고 집에 있다고 하니까 병원에서도 더이상 해 줄 것이 없나 봅니다

그렇지만 묵묵히 착한 심성으로 환자를 돌보는 선한 사마리안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때 의인은 없나니 했습니다

아브라함의 부르짖음이 수 천 년 뒤인 지금도 변함 없이 들리는 듯 합니다

어머니

이 모든 것도 흘러가고 사필귀정이 되겠지요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의 귀결은 정해져있으니까요

거자필반이라고 했는데 저는 아직도 무엇을 기다리는지 아침이면 창을 열고 먼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누님에게 꽃게를 한 상자 보내드렸더니 아주 맛나게 드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알이 차고 살이 꽉 차서 매형이랑 맛나게 드셨다고 합니다

매형이 경도인지장애가 왔다고 해서 제가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팔십이 넘었으니 아픈 곳이 하나 둘 생겨나겠지요

어제는 상해 아우하고도 통화를 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 나와 있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 상해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한 달 뒤에 다시 한국에 나온다고 하는군요 

그 때 만나서 식사 한 번 하자고 하더군요 그러자고 했습니다

제수님도 병이 많이 호전되었는지 목소리가 아주 맑고 좋았습니다

한나와 민진이도 결혼하여 잘 지내는지 행복한 삶이 장구하기를 소망합니다

볼리비아 사정이 좋지 못하여 생활비 걱정을 해야하는 힘든 상황인데 다행이 막내 다비가 만불을 빌려주어서 4월은 무사히 넘기고 오늘 오월의 출발점에서 오월 한 달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고 볼리비아도 빨리 달라가 안정이 되어서 경제가 살아나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다음 주에는 어머니날이라 강진이랑 어머니께 갈 것입니다

파란 하늘 아래 계시는 어머니를 뵙는 일은 저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저는 좋은 꿈을 늘 꾸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지만 저는 늘 기도하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나쁜 상황에 떨어져도 저는 어머니를 꿈꾸고 하나님을 꿈꾸며 늘 기도하며 언약 할 것입니다

세상에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을 제가 감당할 수 있게 해 주시고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십시오

언제나 평안하시고 언제나 하늘나라에서도 소자의 기도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소망합니다

하늘의 소망은 이 것 뿐이고 땅의 소망은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일입니다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의 기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머니

다음 주에 뵈올게요

어머니 생전에 즐겨드셨던 음식들 많이 해서 갖고 갈 것입니다

상석이 좁아서 많이 진설하지 못하여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안녕히 게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