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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406)
어머니 요즘 날씨가 무척 더워졌습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저는 요즘 무척 쓸쓸히 지내고 있습니다 볼리비아가 6개월 전 달라가 7;1이었는데 지금은 10;1입니다 거의 50%가 올랐습니다 정치를 할 줄 모르는 정당을 국민이 속아서 뽑아 3 년이 지나 경제가 피폐해 지고 국민은 도탄에 빠졌습니다 정부에서는 달라 보유량이 없다고 합니다 전부 팔아서 제 주머니 챙기기 바쁜 미숙아의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아프리카가 되는 경우입니다 저는 이 역경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아직도 부채가 내 가슴을 억누르고 있는데 말이지요 어머니 은비가 셋째아들을 낳았다고 합니다 강진이가 걱정이 많습니다 하나 키우기도 어려운 현실에 셋을 키을려고 하니 걱정이 되겠지요 다행이 아기 한 사람을 낳으면 5천만원을 정부가 준다고 하니 조금은 걱정이 덜 하겠지요 누님은 넘어져서 복숭아 뼈를 다쳤는데 수술이 잘 되어서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 머리를 다치지 않아서 그나마 위로로 삼고 있습니다 오후에 전화를 해 볼까 합니다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희미해요 모든 사물들이 흐릿하고 뚜렷하지가 않습닌다 신문을 보는데도 무척 힘이 드는군요 죽음이 조금씩 앞으로 다가오고 이제는 손에 잡힐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걱정보다는 짜증이 많이 나는군요 이럴 때에는 바다를 즐겨 보았는데 마음이 어두워지니 보는 즐거움이 없어졌습니다 며칠 전에는 참외를 한 박스 샀는데 만원이라고 하더군요 30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싼데 쌀 때는 아무도 칭찬을 해 주지 않습니다 대파가 한 단에 만원 갈 때는 국회의원들이 파를 들고 이게 나라냐하며 마이크를 잡고 소리를 치며 선동을 했습니다 마치 자기가 구세주라도 되듯이 말이지요 대파가 이제 한 단에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시장에 가면 3천원입니다 조용합니다 누구도 칭찬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증오를 갖고 태어나는 존재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하면 악마가 되는 것이지요 이해하고 용서하는 사회가 그립습니다 어머니 늦었지만 세상 인연을 다 잘라내고 어느 깊은 산으로 들어가서 살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허무가 밀려 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빚은 줄지 않고 나이는 나를 힘들게 하고 의지나 용기는 고개를 숙입니다 그래도 어머니와 함께 살 때 가난한 시절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감자를 쪄서 소금에 찍어 먹었을 때에도 웃으며 한 끼를 잘 먹었다고 행복해 했었지요 이제 모든 친구도 떠나고 모든 사업의 지인들도 떠나고 안 영기만 홀로 내 곁을 지키더니 어제 통화에 병원에서 임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간암 말기에 황달이 와서 숨쉬기도 어려운 것 같더군요 내가 그렇게 기도를 했는데... 하나님께서 치유케 해 주시리라 믿었는데... 참으로 의로운 사람인데 두 아들과 부인을 두고 조만간 떠나는가 봅니다 제가 볼리비아에 있을 때 부탁하면 어머니께 양평 해장국을 사서 갖다 드린 친구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오늘은 금식을 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가난한 자에게도 축복이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어머니 저의 무능을 용서해 주세요 너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어머니 저를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해 주세요 그 눈물을 닦아주고 그 미소를 가슴에 품고 싶습니다 어제 차를 몰고 오다가 허리가 기역자로 꾸부러진 어느 할머니께서 수레에 허잡한 박스를 끌고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파란 불이었지만 건너가실 때까지 차를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가슴이 멍하니 무겁고 무척 아팠어요 처성자옥이라고 하더니 내가 이렇게 살다 죽는가... 정말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어머니 용서하세요 부족한 이 자식을 용서하세요' 어둠에서 조그마한 촛불이 되고 싶었습니다 내 바램은 오직 이 뿐 세상이 자주 어두워보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증오 때문에 독선이 가득하여 저를 무척 우울하게 합니다 내일부터는 뉴스를 보지 않을려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산 다는 것 무서울 때가 점점 많아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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